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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간략히 보는 신성로마제국(스압)



워낙 학식이 높으신분들이 계셔서 수박 겉핡기식인 졸작을 올리기엔 두렵지만 그래도 한번 소개해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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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 로마 제국





먼저 '신성 로마 제국'이라고 하는 나라의 명칭부터 살펴봐야겠지요.

독일어: Heiliges Romisches Reich 하일리게스 뢰미셰스 라이히
라틴어: Sacrum Romanum Imperium 사크룸 로마눔 임페리움
이탈리아어: Sacro Romano Impero 사크로 로마노 임페로
네덜란드어: Heilige Roomse Rijk 헤일리허 롬서 레이크
체코어: Svata řiše Řimska 스바타 르지셰 르짐스카
프랑스어: Saint-Empire romain 생탕피르 로맹 (불어 위키에선 여기에다가 '독일인들의 제국'이라는 의미로 
germanique 제르마니끄를 추가시켰더군요.ㅎㅎ)
슬로베니아어: Sveto rimsko cesarstvo 스베토 림스코 체사르스트보
폴란드어: Święte Cesarstwo Rzymskie Narodu Niemieckiego 시비엥테 체사르스트보 짐스키에 나로두 니에미에츠키에고
영어: Holy Roman Empire 홀리 로먼 엠파이어

왜 이렇게 많은 언어로 소개했냐면 '이 모든 나라들의 과거 역사에 해당하는 국가가 바로 신성로마제국'이기 때문이지요.

신성로마제국은 그 시초가 '800년 카롤루스 대제'의 대관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혹은 962년 독일(동프랑크)왕국의 오토 1세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즉위한 것을 시초로 보기도 하지요.

실질적인 중심지는 바로 '독일'이었으며 그 때문에 우리 대온에서도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이 그 주 무대로 나오는 것이지요.
하지만 먼나라 이웃나라를 읽어보신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신성로마제국은 후기로 갈수록 그냥 
'빚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말지요.

실질적 권위

그러나 후기로 접어들며 제국의 정식 명칭인 '신성 로마 제국'은 권위를 잃었다.

제국은 18세기까지도 '신성'이라는 수식어는 유지하려 노력하였으나, '로마'는 그다지 중시되지 않았고, 

'독일 제국'으로 불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는 신성 로마 제국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신성 로마 제국은 '신성'도, '로마'도, '제국'도 아닌 어떤 것이다. (프랑스어: Ce corps qui s'appelait et qui s'appelle encore le saint empire romain n'etait en aucune maniere ni saint, ni romain, ni empire.



나중에는 이런 조롱까지 받게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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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로마제국의 범위입니다. 프랑스가 쏙 빠져 있는데 사실 수천년전부터 이미 독일인의 제국인거나 마찬가지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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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로마제국의 국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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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로마제국의 선제후들이 모여서 황제를 뽑는 '황제선거'의 장면입니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선출이 굉장히 흥미로운게 황제가 세습되긴 하지만
선제후들의 선거절차가 반드시 선행되어져야 하며, 또한 이 선제후들이 생각보다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항상 이 신성로마제국을 볼때마다 생각되는것이, 바로 게르만족의 전통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게 뭐냐면 얘네들 정치하는걸 보고있노라면 '독일,영국,미국'으로 이어지는 게르만족의 국가들이 죄다
'UNITED, UNION' 정치체제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지요. 

즉, 하나의 강력한 통합국가보다는 지방의 독자적인 세력이 자체적인 힘과 권력을 세우는 굉장히 특이한 체제이라는 점입니다. 
미국도 'States'라는 하나의 독립된 개별주체들의 연방이라는 개념이 강하고,
영국도 여러개의 왕국으로 분열되었다가 결국 잉글랜드를 중심으로 'United Kingdom'이라는 다소 모호한 연합체제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는 점이죠.

그리고 신성로마제국의 직계인 '독일'도 '독일연방공화국(Bundesrepublik Deutschland)'라고하는 역시 '연방국가'체제고 말이죠.

아마도 수십개로 쪼개졌다가 차츰차츰 통합,정리해나가면서 연방국가를 건설해나가는게 게르만족애들의 종특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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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0년경의 신성로마제국 세력범위입니다. 이때가 신성로마제국의 사실상 최전성기였죠.
(그 이후론 수십개의 나라들로 쪼개져서 그냥 유명무실해지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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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로마제국의 시대별 영역 변천사를 잘 보여주는 GIF파일입니다.

그리고 신성로마제국의 다소 거창한 수식형용사인 '신성'이라는 명칭이 왜 붙였냐면,
제국이 수립된 862년 카롤대제의 대관식으로 다시 되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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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마제국이 무너진 혼란스런 서유럽에 강력한 왕국을 건설한 프랑크 왕국카롤루스 대제가 로마교황으로부터 
'서로마제국의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 대관식 장면입니다.

지금도 그렇거니와 로마제국이 몰락한 후, 중세까지도 '로마제국'이라는 환상은 유럽인들에겐 꿈과같은 이상이었지요.
(특히 지배자들에게 말이지요. '짐은 대 로마제국의 황제이니라!!!' 이 얼마나 휘황찬란한 말입니까?)

때문에 당시 광대한 영토를 다스릴 강력한 권위가 필요했던 카롤대제와 동로마제국의 권위에 맞설 힘과 명분이 필요했던
로마교황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로마교황이 직접 프랑크족의 왕에게 '로마제국의 황위'를 사사했던 것입니다.

신의 지상대리인인 '신성한 로마 교황'께서 황제의 지위를 하사했으니 당연히 '신성'이라는 말을 붙일 수가 있는것이죠.
(하지만 초기에는 그냥 '로마제국'이라고 불렸으며, '신성'이라는말이 추가된건 훗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무릎을 꿇고 있는 카롤대제와 로마교황간의 불평등은 점점 심화되어, 중세 내내 이어진
'신권과 왕권'의 갈등으로 이어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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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중반기에 이르러 신성로마제국 내에서 점차 '지방 대제후'들의 입김이 세지기 시작합니다.
왜냐면 백작,공작과 같은 직위를 대대로 세습할 수 있었을뿐만 아니라, 교통수단의 미비라는 이점을 잘 활용해서
황제 몰래 자기들끼리 쑤군쑤군대며 세력확장을 꾀하게 되기 때문이죠.

그 수단중 하나로 '영주들끼리의 정략결혼', '강한 제후국의 중소 제후국 합병' 등이 있지요.

그 결과로 점차 중세 말기로 갈수록, 그리고 대항해시대인 16~17세기에 이르러선 사실상
제국은 수십, 수백개의 걸레쪼각(...)과 같은 형태로 분열되고 맙니다.
이때 급성장하게 되는게 바로 '오스트리아'와 '바이에른 대공국', 프러시아 왕국'등이지요.

황제는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제국의 통치력은 유명무실해져서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한 중세시대가 펼쳐되게 되지요.
(아아.. 하지만 이 걸레판도는 개인적으로 너무 아름답게 생각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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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8년의 제국 지도입니다.
이쯤되면 사실상 제국은 껍데기나 마찬가지죠. 심지어 '같은 제국내의 제후국끼리' 전쟁도 불사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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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작된 제국 지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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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을 구성하고 있는 '제후국'들 일람입니다. 
(United States of Holy Roman Empire?)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황제를 선출했는데 당시 프랑크푸르트가 바로 '제국의 수도' 였기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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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중세 교회개혁 시기에 신성로마제국은 '대 분열'을 맞게 됩니다.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신교'와 '구교'의 대립. 30년전쟁이 그것이죠. 이 그림은 바로 30년전쟁이 끝난후
'신교'에 대한 믿음의 권리를 보장하는 '베스트팔렌'조약을 그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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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이 신교(프로테스탄트, 기독교) 우세지역, 노란색과 주황색 구교(카톨릭)우세지역입니다.

같은 제국내 제후국들끼리 종교문제로 서로 죽고 죽이는 살육전을 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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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제국은 1806년, 결국 '나폴레옹'에게 해산되고 맙니다.

이 역사적인 순간이 위키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1806년 8월 1일 레겐스부르크 제국회의에서 제국 해산을 결정할 때 나폴레옹 1세의 명을 받은 프랑스 공사는
이 제국을 그저 '독일 제국'이라고만 불렀다. 

"같은 달 6일 발표된 황제의 제국 해산 칙서에서도 '신성 로마'라는 말은 없었으며, 이 사실을 적은 한 신문기사는 '독일 제국 해산!'
이라고 머릿기사를 땄다.이를 본 대문호 괴테는 일기에서 "신문 기사를 보았다. 독일 제국이 해산되었다."라고 적었다.

금인칙서를 발표한 카를 4세는 '신성 로마 제국'이라는 국호를 황제 공식 문서에 가장 많이 사용한 황제이다.
그런데 카를 4세의 치세 무렵 공문서는 라틴어뿐 아니라 독일어로도 작성되고 있었다. 
카를 4세가 '신성 로마 제국'이라는 국호를 사용한 것은 대개 독일어로 된 문서에서였고, 라틴어로 된 문서에서는 '로마'를 빼서 
'신성제국'이라고만 하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독일인들 조차도 '신성로마제국'이라는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소리였었는지 잘 알고 있던듯 합니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 결코 '제국'의 지위를 내려놓은적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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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번쩍한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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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프란츠 2세'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왕이기도 했죠.


이후 신성로마제국은 독일인들에게 잊혀진 제국이자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국이 됩니다.

때문에 독일을 통일한 비스마르크는 스스로 통일 독일을 신성로마제국을 계승한 '제 2제국',
그리고 히틀러는 '제 3제국'이라는 거창한 명칭으로 독일을 계속 다스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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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시아가 통일한 독일 '제 2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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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뒤 히틀러가 집권한 제 3제국이 '제 2차세계대전'을 일으키고.....

독일에서 더 이상 '제국Reich'이라는 명칭은 사라지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신성로마제국 각 제후국'들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선제후라 함은 다들 아시겠지만 '황제를 뽑을 권리권'을 가진 제후를 말합니다.

사실상 한 개의 도시마나 하나의 국가로 독립한 상황이라 수백개의 도시권 국가들을 일일이 다 나열하기엔 불가능하므로
세력이 강한 선제후국들만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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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들이 선제후국의 선제후들입니다. 직접적인 황제 선출권을 가지고 있죠.
즉, 수십개의 국가로 쪼개진 제국내에서도 가장 힘쎈 얘들이란 얘기.

대주교령 (대주교가 황제선거에 개입하는 특이한 체제입니다. 역시 신권이 강력한 중세시대를 알 수 있는 한 단면이죠.)

 

Mainz 마인츠 대주교령


Trier 트리어 대주교령


Cologne 쾰른 대주교령



선제후령



Bohemia 보헤미아 선제후국




Palatine 팔라티나 선제후국

Saxony 작센 선제후국


Brandenburg 브란덴부르크 선제후국


1623  Bavaria 바바리아 선제후국 (후일 바바리아 공국)


1692 Brunswick-Luneburg 브룬슈뷔크-뤼네부르크 선제후국


Added from 1803 to 06


Prince of Regensburg 레겐스부르크 공국(선제후국)


Salzburg (1803–05) 잘츠부르크 선제후국


Wurzburg (1805–06) 뷔어즈부르크 선제후국


Wurttemberg 뷔르템베르크 선제후국


Baden 바덴 대공국


Hesse 헤세 공국



그 밖에 세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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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대공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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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자유시
(이 때 내려온 자유시Freistadt의 전통이 현 독일 함부르크 자유시라는 형태로 그대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뤼벡 자유시

한자 동맹의 중심이죠.


브레멘도 역시 함부르크와 마찬가지로 중세때부터 '자유시'의 전통을 지켜내려오고 있죠.
지금도 독일연방공화국을 구성하는 '주'들과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헨

초기 프랑크족 왕들이 대관식을 올렸던 곳으로 유명하죠.


Cambray 캉브레 제국시

그닥 유명한곳은 아니고 세력도 미미한 곳이지만 '프랑스 영토'로 넘어간 옛 신성로마제국의 구성원이라서 넣어봤습니다.


도르트문트


에센


룩셈부르크

현재 유럽의 룩셈부르크 대공국으로 아직까지도 왕정체제(대공)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국가중 하나죠.


나사우

현재 벨기에와 네덜란드국경에 한 마을이 통째로 걸쳐있는걸로 유명한 도시죠.


위트레흐트

현재는 네덜란드 입니다.


바젤

유명한 스위스의 도시죠. 스위스 역시 전국토가 통째로 신성로마제국의 일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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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국의 수도죠.


로렌

로렌은 현재 프랑스 영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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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롤

오스트리아 영토죠. 일부가 '이탈리아'까지도 걸쳐있습니다.


트리에스테

지중해 유명한 도시이자 우리 대온속에서도 나온 '트리에스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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